오픈소스 참여의 길

즐거운 이야기 2007/07/05 02:05 by hojin.choi

제가 텍스트큐브의 커미터가 되기까지 있었던 일을 적어 보는 것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어떻게 참여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먼저, 저는 제 블로그를 만들기 위해 태터툴즈 0.9x 버전을 사용하고 있었던 블로거였습니다. 2005년 당시 수정 블로그와 태터툴즈가 거의 비슷한 선택상황에 있었지만, 왠지.. 아무 이유없이 태터툴즈를 선택했고, 남들 다 하는(?) 블로그를 열었습니다.

그러다가 1.0이 나온다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1.0을 설치했고, 스킨이나 플러그인들을 조금씩 내려 받아 설치 해봤습니다. 거 재밌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또한 블로그 API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RSS가 외부에서 읽기 전용이라면, 블로그 API는 외부에서 쓰기까지 가능한 것이었고, 전 이것이 태터툴즈에는 아직 구현되지 않았으나, 로드맵을 보니 곧나올 1.1인가 1.2인가에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6월인가에 나온다더군요. 그러다가 요거 함 개발해보자하고, 플러그인만 손대면 될 것 같아서 남들 소스를 분석하면서 BlogAPI를 플러그인으로 개발하였습니다.

당시 블로그 API를 위해서 XMLRPC를 처음 봤고, 굥장히 흥미로워서 Blogger API, MetaWeblog API, 최근에 MovableType API까지 조금씩 채워넣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릴리즈한 것들이 태터툴즈 기본 기능으로 넣으면 어떻게냐는 제안이 와서 흔*쾌*히 그러죠라고 했습니다. 소스의 sandbox에 커밋권한이 주어졌고, 다른것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지만, 플러그인과 컴포넌트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OpenID가 나올때도 비슷했고, 니들웍스가 만들어질때도 그러했습니다. 흥미를 느끼고 플러그인으로 시작한 것이 태터툴즈 전반을 알게 되는 일들로 이어져갔습니다.

누구나 오픈 소스를 시작할 때,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툴을 자기 입맛에 맞게 고치다가 덜컥하게 됩니다. 거창하게 오픈소스에 기여할 뭔가를 찾으면서 시작하는 사람은 없고, 모두 재미로 고치다가 적절한 권한이 주어지게 됩니다.

오픈소스 태터툴즈(텍스트큐브)가 주는 매력은 PHP를 알면 쉽게 플러그인을 만들 수 있고, PHP를 알지 못해도 스킨을 만들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아주 낮췄다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참여가 쉬워지면, 재미는 두 배가 됩니다. 자신이 재밌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됩니다.

쉽게 접근해서 발 뺄 수 없게 만드는, 어딘선가 어떤 방식으로든 이 툴들로 인해 중독되는 사람들을 보면, 태터툴즈는 "향정신성 오픈소스 프로젝트"입니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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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큐브 외부에서 글을 써서 올릴 수 있는 BlogAPI,
텍스트큐브에 OpenID로 로그인이 가능하게 해주는 OpenID 플러그인과,
번역자들이 쉽게 번역할 수 있도록하는 다국어 지원 구조를 담당합니다.
회사에서는 오픈아이디 서비스(idtail.com)를 개발하고 있으며,
그 외의 관심사는 PHP 프레임웍인 CakePHP, 테스트주도 개발,
자동 빌드 시스템, 형상관리 소프트웨어 및 실무적용,
안티스팸, 리눅스 커널, 암호화 라이브러리 등에 있습니다.
<a href="http://coolengineer.com/">블로그</a>

2007/07/05 02:05 2007/07/05 02:05

나 자신 되찾기

머리아픈 이야기 2007/07/03 22:37 by daybreaker

초등학교 1학년 때, 빨간 유리색연필 하나를 준비하지 못한 것 때문에 담임 선생님이 회초리를 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모든 반 아이들과 선생님이 보는 앞에서 외쳤습니다. 이것은 내가 잘못한 것에 비해 부당한 처벌이라고.

중학교 2학년 때, 국어시간에 문법을 배우는 단원에서, 문법 규칙마다 항상 예외가 보이길래 매 시간 선생님께 수많은 질문을 퍼부었습니다. 그러자 주변 아이들은 진도 안 나간다며 잘난 척하지 말라고 절 비난했습니다. 국어 선생님은 절 인정해주시면서도, '교만'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해주셨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면서 저는 항상 자만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설령 제가 아는 것일지라도 그것을 항상 다 표현하지 않았지요.

물론 자만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 교만을 떨지 말아야 한다는 것 자체는 지금도 지키고자 하는 신조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생각도 듭니다.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자만과 교만의 기준이 바뀌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지만, 앞으로 만들어갈 가치관에 대해서는 분명한 의사를 표현할 줄 알아야 할 겁니다.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이 한국 사회에 과연 '나'라는 존재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공교육에서 요구하는 뭐든지 다 잘해야 하는 전인적인 인간상, 조직과 회사를 개인보다 더 중시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열악한 근무 환경과 노동 조건, 너도 나도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학원으로 내몰고 있는 영어/외국어 열풍,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존재하는 선진국에 대한 사대적 태도.

'우리'라는 말은 정겹고 따뜻한 말이지만, 이것이 '나'를 상처받게 해서는 안 됩니다.
옳고 그름은 분명히 따져야 합니다. 권위와 지위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한국 사회에서 이것을 지켜가기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잘못하면 주변 사람들이 다 떠나갈 수도 있지요.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의 주관에 대해 자신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이해 수준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옆에 있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지적 사춘기를 시작하면서, 가끔은 반항적인 모습이 나타나는 것도 용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하면 자연히 그 안으로 들어오려는 다른 사람들과 마찰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것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기술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제 생각을 관철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어렸을 때 가지고 있던 고집을 다시 되살려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해야겠습니다.

인 것은 인 것이고 아닌 것은 아닌 것이지요. 이것을 잘 구분하는 한국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어렸을 때부터 억눌려왔던 제 자신의 본성을 찾고, 이것을 사회화 과정의 긍정적인 산물로 활용하고 싶습니다.

ps. 저희 집에는 부득이한 사정 등으로 성당에 빠졌을 경우, 고해성사를 보기 전까지 성체를 모시지 않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데, 얼마 전부터 저는 그 룰을 깼습니다. 교리 상 그럴 이유도 없을 뿐더러 미사에 다른 사람들이 줄서서 나가는 것을 비켜주느라 신경쓰는 등의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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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reaker(아침놀)입니다. 현재 KAIST 전산학과에 재학 중이며 전산 외에도 물리, 음악, 건축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Needlworks 내에서는 각종 홈페이지 제작 및 서버 관리 등과 함께 Textcube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 http://daybreaker.info

2007/07/03 22:37 2007/07/03 22:37

여름 날

따뜻한 이야기 2007/07/02 23:55 by LonnieNa

장마철입니다.
이번주를 지나 다음주 정도면 이 장마도 거의 끝나갈 듯싶은데,
다른 지역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올핸 아직까지 장마로 인한 며칠동안 계속되는 폭우나, 태풍의 피해가 아직은 없는 듯 싶습니다.

시골에 살았었고 지금도 본가는 시골에 있는 제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여름날의 장마나 폭우, 그리고 태풍의 심적 부담감은 족히 알고 있습니다.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다음주 주말의 일요일엔 본격적인 여름 날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입니다.
장마가 끝나고 나면, 무더운 날씨에 흐르는 땀에, 높은 습도에 찌푸리는 얼굴에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태풍이나 와서 이 더위를 날려버렸으면 하는 맘도 생기게 되죠.
말이 씨가 된다고, 그러다가 '매미'와 같은 악성코드, 아니 강력한 태풍으로 많은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농사짓는 분들은 비가 오면 바빠집니다.
오랜 가뭄이었다면, 달콤한 간만의 비가 땅을 달래 씨앗을 피우게 될땐 하나라도 더 심어야 심어야 한다는 맘에 그 비에 우비도 멀리하고 뛰쳐나가 비를 다 맞으며 씨앗을 뿌리기도 합니다.
반대로 비가오면, 땅만 살랑살랑 맘을 달래게 되는 건 아닙니다. 온갖 병충해들도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 비를 다 맞으며 애지중지 키워놓은 새싹을 갉아먹는 녹색의 벌래들이 있습니다.
사람의 몸에는 좋지않다며 유기농을 외치지만, 농부의 입장에선 유기농을 내세우기엔 요즘같은 오염이 심한 세상에서 수많은 병충해를 이겨내기엔 농약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비가 그치자마자 뛰쳐나가 바로 농약을 해야만 하게되죠.
벼 농사를 짓는 분은 비가 오면 논의 물코를 막거나 열기 위해 삽을 어깨에 걸치고 논길을 걷곤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도시에 사는 우리에겐 TV에서 간혹 볼 수 있는 애향캠페인의 그림에 나오는 한 장면일 듯 싶습니다. 우리에겐 아름다운 시골의 싱그럽거나 추억의 모습을 이쁘게 보여질지 모르지만, 그들에겐 삶의 방식이며 터전입니다.

올해도 이 장마를 지나 무더운 여름 날의 태풍 등에 그들의 삶의 터전을 헤하는 일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heonkwon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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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nieNa 입니다. Needlworks에서 Painter에 있습니다.
http://blog.2pink.net
Painter로,
여러분과 나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합니다.

2007/07/02 23:55 2007/07/02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