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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5/30 시간 감각 4
- 2007/05/16 TNF / 역할 변화 / 역할 갈등 5
- 2007/05/04 TNF/TNC를 바라보는 시각과 내가 바라보는 TNF/TNC 8
도움닫기
따뜻한 이야기 2009/04/04 01:35놀고 있는 블로그마냥 요새 저희가 좀 뜸합니다. 텍스트큐브 1.8도, 2.0도 로드맵 안에서만 돌고 있고, 1.7.7도 한참 늦게 등장했습니다. IIS 지원이니 구글맵 지원이니 등등 뭔가 하기는 하는데, 티가 좀 안 납니다. 뜸한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사람입니다. 니들웍스가 살짝 뜸하게 움직이는 중입니다.
저를 예로 들면, 포럼 죽돌이였던 예전과 다르게 요새는 포럼에서는 드문드문 보일 정도로 뜸합니다. 결혼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주말부부이기 때문에 결혼해서 바쁘다는 그런 이유는 아닙니다. 물론 신혼여행 다녀와서 3주동안의 코드 변화를 따라잡느라 고생은 좀 했습니다. (제가 없어야 전체 커밋 수가 늘어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배웠습니다...) 각설하고, 요새 제가 뜸한 이유는 박사과정 대학원생이라, 저 노는 사이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지금까지 했던 연구들 중에서 결론이 난 것들이 있어 정리를 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건 핑계고, 항상 때가 되면 하는 일이라 주된 이유는 아닙니다.
요새 잡다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원래 관심사나 공부하는 내용들은 주로 물리학이나 사회학같은 이론적인 주제들 이었습니다만, 요새 하는 공부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입니다. 원래 코딩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 그냥 필요할 때 필요한 것만 겨우 만들어 쓰는 수준입니다. 그게 한계가 온거죠. 올해부터 해 보려고 하는 연구들이 굉장히 큰 계산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좀 고생을 해 가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약간 만질 줄 아는게 C++ 정도라 자바 언어등의 요새 언어들도 한 번 공부해 보고, 멀티 쓰레드 프로그래밍이나 CUDA 를 사용한 GPU 연산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직렬식 프로그래밍만 하다 보니 가끔은 병렬적으로 사고하기가 어렵습니다. 머리가 복잡해질 때면 그저 ㅁㄴㅇㄹ!@#
한 달 남짓 공부를 하고 나니, 그 전에 비하여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불명확하게 알고 있던 점들을 조금 더 명확하게 알게 된 것들도 있고, '요새 경향이 이렇구나' 하는 점들도 새로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코드를 조금 더 잘짜게 된 것은 아닌것 같지만, '요새 컴퓨터'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익힌 듯 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프로그램이 CPU와 RAM이라는 한정된 생태계 안에서 사용자라는 신의 선택을 받기 위하여 고군분투해야 하는 것은 같습니다만 (8년전에는 이러한 생각 을 했었습니다.), 지금의 프로그램과 컴퓨터는 훨씬 복잡한 구조를 바탕으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복잡함 속에 모든 것이 돌아가고 있는 듯 합니다.
어떤 발전이든 외부에서 보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는 식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임계점을 넘기 위해서는 굉장히 느리지만 지속적인 변화가 쌓여야 합니다. 니들웍스나 TNF도 그런 단계를 밟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3년 전의 생각대로 도구가 일상화되고, 변화가 받아 들여지는 세상이 왔습니다. 그 너머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질문을 들고 고민을 해서 나오는 답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피라미드도 밑둥부터 쌓아야 꼭대기를 올릴테니까요.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크게 상관 없어 보이는 것들도 꾸준히 배우는 중입니다.
삶 자체는 공부 거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혀 연관없을 것 같은 배움과 깨달음들이 다시 텍스트큐브에 집중되는 시간이 곧 오리라 생각합니다. 요리는 어느정도 됐다 싶어서 슬슬 PHP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inureyes였습니다. 곧 니들웍스와 TNF의 모든 공헌자 분들과 함께 이 다음에 할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 시간을 가져보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덧) 진짜 텍스트큐브 1.8이 늦어지는 이유는 개발하던 텍스트큐브의 새 프레임웍이, 이론상으로 논의되던 것과는 다르게 구현을 해 본 결과 성능 문제가 너무 커서 제주도에서 한 번 뒤집은 후 좌절의 텀이 길어지고 있어서라는 농담같은 이야기가 있긴 합니다. ㅎㅎ
시간 감각
머리아픈 이야기 2007/05/30 21:57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주로 빨래를 새벽에 합니다. 기숙사 세탁소가 지하에 있기 때문에 새벽에 빨래를 해도 별 문제는 없지요. 세탁기로 빨래를 하고 나서 건조기로 옮겨 담은 후에 천 원을 넣고 45분을 기다리면 보송보송 잘 마른 빨래가 나옵니다.
세 시 경에 빨래를 건조기에 넣고 방으로 돌아와서 이것저것 하루 일과를 정리한 후에, 빨래 다 돌아갈 때 까지 10분이 남았길래 잠시 웹 서핑을 했습니다. 그러다 '아차!' 하고 다 말랐을 빨래를 가지러 내려갔지요. 그런데 건조기가 아직 다 돌아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3분 정도가 남아 있더군요. 그냥 끄고 빨래를 꺼내갈까? 하다가 3분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가만히 있다가 시계를 보니 10초도 안 지났길래 시간 흐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정리하다 온 연구 진행 관련해서 생각을 좀 하다가, 이번주에는 여기까지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일 있을 프로젝트 관련 면담때 교수님과 어떤 식의 이야기를 하면 될 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굉장히 재미있는 주제니 다음을 위해서 아껴 놓겠습니다. 아니면 걍 논문으로 써서 여기 붙이든지 하지요.) 그러고보니 텍스트큐브 1.5의 마지막 알파 버전이 나갈 때가 되어서 그것 패키징 관련해서 생각을 하다가, 베타 페이즈까지 완료해야 할 티켓들을 세 보았습니다. (좀 되더군요. 흑) 언어팩과 언어 리소스 관련해서 내일 다시 부탁을 해 보아야 겠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타이머를 보니 아직 10초가 남아 있었습니다.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빨래를 끄집어 냈지요.
신기했습니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의미 없는 웹서핑에서의 3분은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이지요. 조용한 지하에서 돌아가는 건조기 앞에 서 있는 3분도 본질적으로는 완전히 동일합니다. 분명히 같은 시간인데도 그 시간의 길이가 다르지요.
흔히들 시간 감각이 달라진다는 표현을 씁니다.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다른 환경에서 다른 길이로 느껴지는 시간이 실제로는 같은 길이의 시간이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은 환경과 집중도에 따라 시간을 줄이거나 늘일 수 있다는 것이겠습니다.
덧) 절대 니들웍스 분들께 생각하시라고 쓴 글이 아닌 것이 아니지 않으면서 아닙니다.
TNF / 역할 변화 / 역할 갈등
머리아픈 이야기 2007/05/16 04:26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역할(role)이 변하는 경우가 꽤 생깁니다. 거의 무조건적으로 생기는 경우들이 있는데, 민증이 나와서 의무들이 생기게 된다거나 아이를 가져서 부모님이 된다거나 하는 경우등이 그렇습니다. 살다보면 생기는 역할 변화입니다. 동시에 자신이 선택해서 역할이 변하는 경우들도 여럿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느냐, 어떤 학교를 가느냐와 같은 자신의 선택(과 노력)으로 인하여 역할이 변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굉장히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Needlworks/TNF로 좁혀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원래 TNF에서의 제 역할은 '생각하기' 와 '예측하기', '코드 작성' 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마지막 쪽이 비중이 컸습니다. TNF에서 저는 주로 코딩을 했습니다. 이게 좀 웃긴게, 컴퓨터공학과를 복수전공 하기는 했지만 원래 코더도 아니고, php의
경우엔 손을 댄 적도 없었었습니다. 태터툴즈때문에 조금 관심을 가졌다가 1.0의 첫 플러그인을 만들면서 건드리기 시작한 것이
본격적으로 php를 스크립트가 아니라 언어라고 생각하고 손을 댄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덕분에 php를 c 프로젝트처럼
코딩하는 습관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작년에는 TNF와 관련된 거의 모든 시간을 태터툴즈 코드 만들기에 쏟았습니다. 태터툴즈 1.1 development alpha version부터 1.1 정식이 나오는 시점까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복잡한 덩어리가 일단 돌아가도록 만드는 것이 지상 과제였지요. 그러다 코드에만 모든 신경을 쓸 수 없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혼자 짜는 코드가 아니고, 혼자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닌 이상 TNF라는 조직의 '조화'와 '방향'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시점이 오게 되었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TNF의 진화를 위해 needlworks를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를 결정하고 예측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웹 -그리고 블로고스피어라고들 칭하는 무형식의 어떤 계- 에 대해서 굉장한 환멸을 느끼던 시기라 생각하는 시간은 길어지고 코드에 신경쓰는 시간은 줄어들었지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은 비슷해 보이지만 태평양만큼의 빈 공간이 그 사이에 존재합니다.
지금 needlworks에서의 제 공식적인 역할은 창조자creater가 아니라 리더이면서 균형자balancer입니다. 이름은 멋진데, 결국 코드 작성보다 페이퍼웍이 많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텍스트큐브 개발 사이트 (http://dev.textcube.org) 의 타임라인은 여전히 제가 정체성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균형자가 '해야 하는 일' 이라면 창조자는 '재미있는 일' 입니다. 그 사이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어 가는가, 둘 사이의 역할 갈등을 어떻게 줄여 나가는가가 지금 마주한 큰 문제중 하나입니다. 동시에 대학원생이고 연구자로서의 역할과 needlworks의 일원으로서의 역할 사이에서도 가끔 갈등이 일어납니다. (둘 다 끝없이 시간을 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 사이의 갈등을 줄이는 것도 굉장히 큰 일입니다.
needlworks에서의 역할인 balancer가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얼마나 잘 균형 맞추어 나가는가가 제게 주어진 올해의 가장 큰 숙제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아마, 모두에게 가장 큰 숙제이겠죠. :)
TNF/TNC를 바라보는 시각과 내가 바라보는 TNF/TNC
머리아픈 이야기 2007/05/04 21:40내가 TNF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주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생겼다.
"태터툴즈는 뭘로 돈 버나요?"
질문을 잘 보면, 우선 질문자에게 태터툴즈의 개발 주체인 TNF와 태터툴즈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TNC와의 개념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나타난다. 이에 관해서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TNC는 2005년 중반 설립된 회사로, 정재훈님이 개발하시던 태터툴즈 블로그를 재개발, 1.0 개발 후 오픈소스화한 회사다. 또한 티스토리, EAS, Eolin, 태터데스크 등의 블로그에 관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서비스 업체다. 처음엔 노정석님의 주도로, 중반에는 노정석님과 김창원(CK)님의 공동 대표 체제로 왔다. 처음에는 3명이 단출하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20여명의 직원이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TNF는 2006년 초 민재아빠님의 제안으로 시작되었고, 지지부진하던 상황을 inureyes님이 싹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Tatter & Friends 포럼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일종의 오픈소스 개발팀이다. inureyes님을 통해 TNF의 방향 설정이 보다 명확해졌고, 핵심 구성원들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과 토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그 핵심 구성원들이 모여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추진력을 확보하기 위해 Needlworks라는 팀을 만들기도 했다.
TNF는 돈을 벌고자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다. 그렇다면 저 질문에서 돈을 버는 주체는 TNC일 터. TNC는 뭘로 돈을 버는 것일까?
...사실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노정석님이 인젠 창업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창업했고, 소트프뱅크의 15억 투자유치가 우선은 직접적인 자금원이었을 것이고, 내 개인적으로는 어떤 컨텐츠 제휴라든가 EAS의 기업용 서비스 등이 수익모델로 가능하지 않을까 막연히 짐작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속한 KAIST의 컴퓨터 동아리 SPARCS에는 굉장히 유명한 선배들이 많다. 네오위즈와 첫눈을 창업하셨던 장병규 선배(우리끼린 "병규형"이라고 부른다), TNC의 창업자이신 노정석님도 그렇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한국 IT 산업을 이끌어가는 분들이 많다. 가끔, 선배들의 behind story나 자신의 인턴 경험 등을 토대로 동아리 바로 윗선배들이 TNC/TNF의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해주기도 한다.
"첫눈의 경우를 봐도, 한국에서 그만한 인재를 확보하는 건 사상 유례 없는 일이었는데, 그런 우수한 인재들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NHN에 인수되지 않았느냐"라면서 "TNC도 안심하고 있을 순 없을 것이다. 대체 뭘로 돈을 버는 것이냐?"하는 질문도 들린다. 또한 TNF가 가지는 소기의 목적(웹의 다양성 지키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싫다는 게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사실 나는 아직 학생이고, 설령 TNC나 TNF가 망한다고 해서 당장 뭔가 손해를 보는 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내가 TNF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는 건, TNC/TNF 구성원들의 순수한 마인드와 열정,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바탕인 다양한 능력이 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열정과 재능만 있다고 모든 게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유행이나 조류에 따라 대중의 관심을 못받고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고, 거대 기업의 뒷압력이 들어오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부정적 예측들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더 직시하고 있다. 분명히 TNF가 안정적인 조직으로 발돋움하여 무언가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많을 것이고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결국 우리가 하는 일은 어떤 특정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만인을 위한 일이다. TNF에는 철학이 있다. 이 철학이 돈이나 다른 요인에 의해 변질되지 않도록, 혹은 오해받지 않도록 지켜나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지만, 분명히 이 길을 가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
누군가 내게 '인생의 목표'가 뭐냐고 물으면 나는 '내가 가진 재능과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서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답한다. TNF는 바로 그러한 활동의 최전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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