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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길들이기

머리아픈 이야기 2009/01/24 03:18 by daybreaker

텍스트큐브 개발을 해오면서 수많은 사용자들의 건의와 질문을 받습니다. 설치 과정에서 DB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 그게 뭔말인지 몰라서 질문하는 경우부터, 스킨을 수정하는데 특정 브라우저에서 깨지니까 소스 주면서 어떻게 고쳐야 되냐고 물어본다거나, 굉장히 세세한 동작에 대한 옵션을 추가해달라는 경우까지 정말 다양하지요.

문제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특성상, 사용자들의 모든 요구에 일일이 응대해주기도 어려울 뿐더러--사실 전문대응팀을 가진 큰 기업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각 요구를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에 맞게 자를 건 자르고 받아들인 건 받아들인다면 그 기준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도 큰 문제입니다. 100% 사용자의 요구에 맞출 수도 없는 일이고(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목표에 맞추자니 당장의 버전 로드맵부터 개발자의 취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습니다.

개발 프로세스를 좀더 세분화해서 알파 단계까지 새 버전에서 지원할 기능 목록을 확정하고 베타에서 테스트하고 발표후보 단계에서 다국어 번역 및 최종 디버깅하는 식으로 가면 가장 이상적이겠습니다만, 그럼 그 지원할 기능 목록을 정하기까지 어떤 기준으로 잘라내야 하는지는 사실 정답이 없는 문제라는 겁니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구현난이도를 포함, 현재 프로그램의 구조에 잘 끼워맞출 수 있는 것인지 볼 수도 있고, 무조건 이건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가야 한다는 식이 있을 수도 있고 그 둘의 절충안이 있을 수도 있겠죠.

어떤 분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매우 잘 분석해서 정말 도움을 드리고싶게끔 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분들은 무조건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을 해결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저 또한 제가 사용하는 다른 제품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그런 태도를 보일 때도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이런 사용자 지원 요청들을 중간에서 적절하게 잘라서 영양가 있는 것만 골라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누가 그 일을 할 것인가도 문제고, 누가 그 기준을 세울 것인가도 문제고...

* * *

한편 얼마 전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컴퓨터가 일상에서 너무나 자주 사용되는 물건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마치 펜과 종이를 다루듯 컴퓨터 교육도 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국어 시간에 글쓰기 방법을 가르치면서 문단 개념과 함께 HTML의 p 태그와 br 태그의 차이점을 알려준다든지, 수학 시간에 함수를 배우면 이 개념을 그대로 구현한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 실습을 한다든지, 가사에 관해 다루는 가정 시간에는 컴퓨터 운영체제 설치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든지 말이죠.; 미술 시간엔 문서 디자인 정의하는 방법을 실습해보고, 음악 시간엔 MIDI 소프트웨어로 써보며, 도덕 시간에는 네티켓에 대해 배우는 겁니다.

컴퓨터는 현대의 학생들에겐 마치 연필과 같은 존재입니다. 더이상 '컴퓨터'라는 별도의 과목에 가두어두기보단 생활과 모든 분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 주장의 요지입니다.

한 가지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중 워드프로세서의 구조적 서식 기능을 얼마나 사용하시나요? 구조적 서식이란 미리 제목, 부제목, 문단, 캡션 등의 속성을 글에 적용해놓고 각각에 대한 서식을 정의함으로써 문서 전체에 일관성있는 디자인을 적용하는 걸 말합니다. 웹에 비유하자면 h1, h2, h3, p 태그 등으로 잘 작성해놓은 문서에 CSS로 서식을 입히는 것과 같죠.

이런 기능이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있는 걸 알고 있어도 그냥 당장 눈에 잘 보이면 되니까-하고 안 쓰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어딜가나(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겨서 보거나 다른 문서에 붙여넣었을 때) 내가 편집한 건 무조건 똑같이 보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일 수도 있겠죠. 가끔은 그런 구조화 기능이 실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구조화를 미처 다 지원하지 못하여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과 같은 경우로 얼마 전 아버지가 쓰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정리를 했었는데, 파워포인트가 제공하는 '제목 - 항목 나열'의 구조로는 '제목 - 현재 섹션 - 1개 이상의 페이지 부제목 - 부제목 별 항목 나열'이라는 구조를 도저히 흡수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일일이 서식 노가다를 해야 했었습니다.

* * *

사람들이 컴퓨터를 컴퓨터로 보지 않고 일상에서의 도구로 보게 되는 날이 오면, 아마도 지금은 기술자들이나 다루는 추상화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자연스런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거나 아니면 애초에 기술이 존재하는지 모를만큼 자연스러워지거나 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추상화의 구멍이 생기는 순간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이 생깁니다. 바로 위의 파워포인트 서식 사례가 바로 그렇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제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저런 서식 구조도 지원해달라고 건의해야 할까요? 만약 건의를 해서 받아들여진다면, 결과가 사용자가 직접 파워포인트의 템플릿을 정의하고 각각에 대한 디자인 요소 이름을 정의할 수 있게 만든다면 디자인 서식들이 이를 '일반적으로 잘' 지원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오버엔지니어링이 엄청날 겁니다. 그리고 그게 저한테는 편하다손 치더라도 다른 사람들한테도 편할 것인지는 절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제가 보기엔 텍스트큐브 포럼에 올라오는 많은 건의와 질문들 중 이런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사용자분들께 건의하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언제나 그렇듯(^^) 모든 분들의 의견은 어떤 식으로든 소중하니까요. 다만 그러한 건의들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그 기준을 세우고 거기에 적절한 인력을 할당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기준이 구체화될수록 결정은 쉬워지겠지만 그만큼 놓치는 것도 많을 겁니다.

* * *

위지윅 에디터는 무조건 사용자가 눈에 보이는 문서를 편집하기 쉽게 만들어져야 할까요 아니면 문서의 구조화를 통해 서식 기능을 활용하도록 만들어져야 할까요?

개발자가 아닌 분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말 궁금합니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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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breaker(아침놀)입니다. 현재 KAIST 전산학과에 재학 중이며 전산 외에도 물리, 음악, 건축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Needlworks 내에서는 각종 홈페이지 제작 및 서버 관리 등과 함께 Textcube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 http://daybreaker.info

2009/01/24 03:18 2009/01/24 03:18

새해인사 올려요

따뜻한 이야기 2009/01/03 23:34 by LonnieNa

'텍스트큐브' 니들과 웍스들?

안녕하세요. LonnieNa(윤식) 입니다.

1
2008년은 벌써 저 뒤에 있네요.
아직 3일 밖에 안지났는데 말이죠.
벌써! 작심삼일에 넘어가신 분은 계시련지요? 헤헤
Needlworks(니들웍스)에서도 신년인사를 올려야 하는데 맴버들이 다들 바쁘신지라,
(내부적으로 오는 10일 이제 유부남의 세계로 가시는 inureyes(신정규) 많이 축하해주세요~)
매번 놀고 있는 제가 ㅠ.~ 먼저 인사올립니다.

2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던 1년동안 2008에 익숙해져버렸는지 2009라는 숫자가 너무나도 어색하기만 합니다.
벌써부터 신년계획 주루룩 세워놓고 스케쥴 빡빡히 채워두신 분도 계실테구요.
아직 미처 망설이고 계신분들도 계실거구..
저처럼 응, 아직 2008년에 미련을 못버려 애태우고 있는 분은 안계시겠지요?
지나간건 이제 다 잊어버리고 그 중 좋았던 기억들만 가지고 가자구요.
봄날의 싱그러운 아침 햇살, 여름날의 시원한 바다소리, 가을날의 여유로운 바람의 느낌, 그리고 겨울날 즐겁기만 했던 눈오던 그 날..
하고 영화보며 웃었던 기억 들.. 뭐 그런것들이요.

3
지난 2008년 니들웍스에서는 무슨 즐겁고 재미난 일들이 있었을까요?
P2, S2, TNC, DAUM, Tistory, Google..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이야기들..
사실 저도 이런 어려운말 잘 모르거든요;;
이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건 앞으로의 2009년 이랍니다아.

'니들웍스는 모두가 서로 아끼고 아껴서, 그래서 그 맘가득 담아 한해동안 더욱더 한발짝 나아가는 우리가 될거에요오~'

2009년엔 더욱 더 많이 지켜봐 주시구요, 응원해 주세요.
2008년의 그 커다란 사랑이 있어 오늘의 2009년을 더 힘차게 내 딛을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덕담, 바라는 말, 그 무엇을 다 이루면 그 끝엔 행복이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더도 덜도 말고 여러분들에게 행복만, 사랑만 가득하길 빌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있어 오늘도 저희는 삽질을 합니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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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nieNa 입니다. Needlworks에서 Painter에 있습니다.
http://blog.2pink.net
Painter로,
여러분과 나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합니다.

2009/01/03 23:34 2009/01/03 2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