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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따뜻한 이야기 2008/05/03 00:30 by inureyes

저녁에 silvester님과 챗을 했습니다. 그냥 물리학 이야기였습니다만, 답변을 하던 도중에 무선 키보드의 전지가 나가 버렸습니다. (죄송) silvester님의 경우 고등학생이기도 하고, 중간고사 기간이라 바쁠텐데 실험을 하고 계시더군요. 아마 고등학교 프로젝트? 같은 것인듯 했습니다.

박사 2년차부터는 의무적으로 가르칠 필요도, 배울 필요도 없습니다. 학부 학생들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배우기도 하는 물리학 석사나 박사 1년차와는 조금 다른 점입니다. (물론 박사 2년차까지는 수료를 위해서 수업을 들어야 하긴 합니다.) 이젠 시험 공부를 하다 보면 새로운 지식을 더 집어 넣는 것이 갈수록 시간을 더 요하는 것을 느낍니다. 갈수록 지식의 종류나 분야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기 때문이겠습니다. 원래 이 연차쯤 되면 지식을 더 집어 넣는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만, 아직까지 '모르는 것'들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려서 계속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끔 하는 생각 중 하나가 '딱 한달만 자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한 달만 '코딩만 해도 된다면' 뭘 만들 수 있을까? 혼자서 생각하고서는 노트에 막 적어 놓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충분하지 않지요. 그래서 보통 노트 안의 것들은 그 안에 남아서 잠자게 되거나, 아니면 긴 시간을 두고 하나씩 세상에 나옵니다. 텍스트큐브에 넣고 싶은 희한한 기능들도 노트에 여럿 들어있습니다. 이건 꼭 해야겠다 싶은 내용은 티켓에 등록해놓고, 나머지는 공책에서 잠자거나 메일로 날아갑니다.

그런데 정말 한 달이 생기면 원없이 텍스트큐브 코딩이나 플러그인 만들기를 할까요?한 달의 시간이 있다면 아마 한 달을 몽땅 써야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노트를 채우는 희한한 아이디어들은 압박이 없으면 나오지 않는 종류의 것인지도 모르지요.

'비어있는 한 달'을 꿈꾸면서 언젠가는 그런 시간이 생기는 날이 오겠구나 합니다. 그런 기대와 상상을 하기 때문에 그 날을 위해? 또 물리학 연구를 하게 되고, 공부를 하다가 머리가 터질 것 같으면 텍스트큐브 코드로 도망을 갑니다. 어쩌면 그 두가지는 일과 취미처럼 상보적 관계를 이루고 엉켜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제리가 없으면 톰이 참 심심한 것 같이 그렇게 말이지요. 시간은 흘러가고, 바쁨의 정도도 그에 비례하여 커지지만 그래도 용케 방향을 잡고 두가지를 모두 해 내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는 조금 더 생각을 해 보아야 답을 알 수 있을 문제 같습니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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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reyes 입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의 균형 맞추기를 하며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N/W에서는 구성을, TC에서는 교리 전파? 및 사회자?를 맡고 있습니다. 오전과 오후에는 물리학을, 저녁 시간에는 코딩을 하며 삽니다.
http://forest.nubimaru.com

2008/05/03 00:30 2008/05/03 00:30